[기고] 이별은 순리, 하지만 기억은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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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별은 순리, 하지만 기억은 영원히···.
  • 윤도원 기자
  • 승인 2021.04.2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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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욱 국토부노조위원장.

만남이 있으면 언제나 이별이 따르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기대하던 바가 클수록 이별의 고통은 더할 나위 없이 큰 법이다.
지난 16일 필자가 몸담고 있는 국토교통부 변창흠 장관이 물러났다. 불과 4개월 만이다. LH 임직원 토지 투기 문제를 책임지겠다는 결단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변창흠 장관과 이별을 한다는 것은 더 큰 아쉬움으로 필자에게 남았다. 첫 취임 이후부터 남다른 소통 능력을 보여줬던 까닭이다. 
실제 이임사 서두에서도 국토교통부노동조합을 언급했다. 그는 ‘항상 응원하고 지지해 준 노동조합이 든든한 힘이 되었기에 고맙다’고 했다. 그간 노조와의 소통 행보가 단순한 쇼맨십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단락이라고 개인적으로 여기고 있다. 
노동자를 대표하는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여러 장관을 경험했다. 그렇지만 변 장관과의 첫 대면, 첫 인상, 그리고 느낌은 사뭇 달랐다. 참 많은 기억이 머리를 스친다. 며칠 밤이 지났을 뿐이지만, 변 장관과의 기억이 추억이 되었기에 이를 기억하고자 글을 몇 자 적게 됐다. 
4개월이라는 시간 속에서 노조와 참 많은 일을 진행했다. 현장의 목소리에도 적극 귀 기울이시며 현장 행보에도 적극적이었다. 또 직원들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을 찾고, 한발 더 나아가 식단 개선 방안을 모색하시는 직원 밀착형 행보로 귀감을 사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11년 만에 ‘단체교섭’을 체결한 장관으로 기록됐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노사 관계 측면에서 큰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했던 ‘노동 중심 사회’가 이제야 열리는가하는 기대감이 든 것 또한 사실이었다. 이제 통계상으로도 안정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는 부동산시장이 수습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물러난다는 점이 그래서 더 아쉽다. 
국토부노조와 변 장관의 카운터파트는 이제 마무리했다 하지만 국토교통 분야의 행정은 앞으로도 진행될 것이기에 내일을 주목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사명을 공직자 모두가 국민들에게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공무원 노동조합이 있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이다. 하지만 공무원 노동조합은 이를 뛰어 넘어 국민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는 공공성을 지닌 단체다. 
이를 위해 노조는 기관을 견제함으로써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기 위한 직언을 통해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힘썼다. 동시에 협력을 통한 정책이 국민들께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조합원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도 노력해 왔다. 
모범적인 국토부 노사 관계를 이를 요약하면 ‘균형’과 ‘견제’의 조화라 할 수 있다. 변 장관과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은 ‘이 둘이 조화를 이룬’ 기간이었다. 어찌 보면 장관과 노조 사이의 허니문 기간에 이별을 맞이해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변 장관의 행동을 비춰볼 때 허울 뿐은 아니었음을 개인적으로 확신한다. 
아무쪼록 이제 새로 임명된 신임 장관도 전임 장관의 뜻을 존중하며 노조 관계가 지금과 같은 기조라는 바통을 이어받길 바란다.
‘기회는 평등하고, 절차는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은 사람이 바로 변창흠 장관이었다. 새로운 기관장 역시 이러한 대통령의 신념을 따라 사의를 결단한 변 장관의 뜻이 국토부에 안착될 수 있도록 노조에 대한 존중과 협력을 기반으로 하길 바란다.  
서두에 언급한 변 장관의 이임사에 ‘국토부장관으로 재임한 기억이 평생 잊지 못할 자부심이며 자랑일 것’이라는 소회처럼 노동조합도 마찬가지로 변 장관과의 기억은 좋았음을 자부한다. 이별이라는 슬픔을 마주하였지만, 국토교통의 발전을 위한다는 공통점에 기반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당면한 시대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혁신을 계속하는 우리부가 될 것임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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