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젊은 층이 매력을 느끼는 도시 만들기가 우선돼야 
상태바
[기고] 젊은 층이 매력을 느끼는 도시 만들기가 우선돼야 
  • 윤도원 기자
  • 승인 2021.03.31 1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병욱 국토부노조위원장.
최병욱 국토부노조위원장.

업무 특성상 전국 각지를 많이 돌아다녔다. 서울, 부산, 광주, 세종, 강원, 제주 등 전국 팔도 가운데 안 가본 행정구역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을 둘러보다보면 느끼는 점이 한 가지 있다. 우리나라의 교통 인프라가 참 잘 갖춰졌구나 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지역에 따라 교통 인프라의 질적 수준이 다르다는 것도 동시에 느꼈다. 
이 이야기를 서두에 꺼낸 이유는 길을 따라 인구가 모인다는 것을 보았던 점을 서술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곳으로 도로가 뚫리면 옛 길은 추억이 되고 마는 것이 대표적이다. 덩달아 유동인구가 줄면서 연관 산업도 쇠락의 길을 걷는다. 
반대로 새롭게 떠오르는 지역은 신흥 상권으로 떠오르면서 인구를 빠르게 흡수한다.
그 연장선에서 볼 때 2004년 개통된 새만금포항고속도로(대구포항선)은 포항지역에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또 2015년부터 달리기 시작한 동해선KTX는 또 한 번 교통 혁명을 불러왔다. 중간에 포항공항은 잠시 정기편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되었지만 다시금 공항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는 점에서 다행으로 여겨진다.
과거 산업수도로 자리매김했던 포항이 쇠락의 길을 걸었던 것도 이러한 인프라가 부족해 도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지금 포항 도심에서는 왁자지껄한 젊은 층을 찾아보기 힘들다. 도시의 성장을 책임질 세대가 빠진 자리는 노년층이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자연스럽게 도시의 활력도 떨어지고 있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심각한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도시의 쇠락은 비단 포항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 지역의 문제만큼은 지역민이 앞장 서 해결해야 하는 숙제다. 전국적으로 노령화 시대가 가속화되는 시점에 젊은 연령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도시의 소멸을 알리는 ‘경고 메시지’를 우리 모두 직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율이 7%를 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더욱이 2025년에는 고령화율이 20% 이상 되는 초고령화 사회를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예측을 볼 때 산업의 근간이 되는 철의 도시 포항의 쇠락은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젊은 층이 없어 외국인 노동자로 대신한다 해도 이 역시도 한계가 있다. 포항시가 최근 인구 51만명 회복에 주안점을 두고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도 도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좋은 일자리가 지역에 많이 생겨나는 것이다. 또한 살기 좋은 동네, 육아가 편한 동네 등 젊은 세대가 지적하는 문제점을 해결할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우선시돼야 한다. 이러한 대책 없이 인구 늘리기에 나서는 것은 좋은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단편적이고 소멸성이 짙은 유인책으로 젊은 층을 유치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현재 포항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해결방안을 함께 제시하는 점이 부족하다는 대목이 아쉽다.
과거와 달리 요즘 시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실질적인 이득이 되는 것을 찾아 행동에 옮긴다는 특징이 있다. 인구 유치도 마찬가지다. 다른 도시가 쉽게 따라 올 수 없는 ‘철의 도시’인  강점을 감안해 여기서 파생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광역 교통인프라는 대부분 갖춰졌다. 따라서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게 정주여건을 갖추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다고 기존 도시처럼 삭막한 환경을 조성하는 과오를 범해선 안 된다.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중시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수준 높은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는 환경도 갖춰져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포항에서 살고자 하는 수요는 증가하게 된다. 인구 증가는 당연지사다. 이는 포항을 젊음의 도시, 활력의 도시로 거듭나게 만들 밑바탕이다.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지역민이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개선을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때로는 지역 발전을 위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존재한다. 대의를 위해 소수의 의견이 희생되는 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궁극적인 지역 발전을 위해 양보와 배려, 타협 속에서 새로운 포항을 만드는 일에 화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포항의 인구 51만명 회복 캠페인은 탄력을 받을 것이다. 
포항이 다시금 산업수도로서의 면모를 찾기 위해서는 소멸성 혜택이 아닌, 이 곳에 터를 잡고 내릴 수 있는 매력의 도시로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저절로 인구는 유입돼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우리 포항이 다시금 산업 수도로서의 면모를 갖춰 환동해권 도시 중 1등 도시가 되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