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이 그리워지는 요즘…"넓게 보면 우리는 모두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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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이 그리워지는 요즘…"넓게 보면 우리는 모두 가족"
  • 윤도원 기자
  • 승인 2021.03.0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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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욱 국토부노조위원장.

우리의 삶은 다양한 관계로 얽혀있다. 학창시절 교우관계부터 사회인이 되면서 동료관계까지 모든 것이 관계의 연속이다.
1967년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인 스탠리 밀그램은 현대사회는 매우 적은수의 인간관계로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라고 주장했다. 그가 실시한 실험에서 평균적으로 6명의 사람을 거치면 편지가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 것으로 확인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가 발달한 요즘은 분명 이 실험결과보다 더욱 가까워졌을 것이라 느낀다.
이 말을 서두에 던지는 이유는 최근 감정노동자와의 만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감정을 지닌 동물이기에 이를 배제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존재한다. 이들에 대한 배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대다.
살다보면 억울한 일이 생길 때가 있다. 누구나 자신에게 불리한 일을 경험하면 당연히 화가 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일로 인해 만들어진 곳이 정부로 보면 민원실일테고, 민간 기관 등으로 보면 상담실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곳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는 상대방의 감정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어려움을 겪는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웃지 못할 고충을 안고 퇴근하기 부지기수다. 
이 들은 민원인이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내뱉는 비속어에 상처 받는다. 또 업무 특성을 악용해 희롱을 하는 경우도 여전히 존재하는 등 마음고생이 심하다.
인간의 악랄함과 치사함이 나타나는 바로미터가 바로 민원실, 상담실인 셈이다.
사람은 누구나 고유한 인격체를 가졌다. 당연히 존중받아 마땅하다. 우리가 서로를 존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지만 억울한 감정을 이기지 못하면 나보다 낮고 천하다고 여기는 순간, 상대를 무시하는 언행을 일삼게 된다. 실로 잘못된 행동이다.
이러한 행동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아마도 그릇된 교육에서부터라고 과감히 지적하고 싶다. 분명 도덕교육이 부족했던 것일테다. 학교에서든 윤리교육현장에서든 이러한 행위는 잘못된 것이라 가르친다. 가르침을 제대로 받지 못했더나, 실천 의지가 약했기에 몸에 배양되지 못한 것이다. 
민원실 노동자와 만나는 날 필자의 가슴에 '가족'이란 단어에 눈길이 갔다. 국토부노동조합이 내건 배너에 적인 이 단어는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민원실과 상담실 직원은 누군가의 자식이고, 부모다. 또 누군가의 배우자일 수 있다. 
이제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자. 혹 나의 가족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타인에게 모독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누구라도 비통함을 느낄 것이다. 그 일을 직접 경험한 당자사는 트라우마를 경험할 것이고, 심각한 경우 우울증까지 겪을 가능성도 있다. 사람이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이렇게 위험한 일이다. 
우리 사회가 결코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이다. 혼자 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살아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 없다. 상대가 누구이던 존중하고 배려해야 하는 이유가 비로 여기에 있다. 
누군가 상대적으로 많이 가졌을 수 있다. 또 높은 지위에 올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혼자 그 위치에 오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타인과의 상호작용으로 말미암아 이뤄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다시 우리 주변의 인간관계로 돌아와 보자. 모든 순간에 ‘강자’의 위치에 있는 경우가 없다. 어떠한 순간에는 내가 ‘약자’가 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자신의 위치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기억하자. 충분히 남을 배려해야 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나와 전혀 무관한 타인이 아니다. 실험결과 최소 여섯 단계만 거치면 모두 연결될 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한다면 좀 더 따뜻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서로가 서로를 배려해 주는 마음이 존재할 때 비로소 우리사회는 더욱 밝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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