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일만의 친구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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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영일만의 친구가 보고싶다
  • 윤도원 기자
  • 승인 2021.02.16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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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일만대교를 꿈꾸며
최병욱 국토부노조위원장.
최병욱 국토부노조위원장.

광안대교ㆍ인천대교ㆍ천사대교ㆍ이순신대교ㆍ원산안면대교··· 국내에 건설된 해상교량 명칭들이다.
해상교량은 다양한 가치를 지닌다. 교통량 분산 등 지역민을 위한 사회간접자본으로서의 역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뚝 솟은 랜드마크로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온다. 지역민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해상교량은 지역 랜드마크로 주목 받고 관광자원화됐다.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은 천사대교로, 전남 신안군의 관광 인프라의 핵심축이 됐다.
교통량 분산에도 큰 역할을 맡고 있다. 부산 광안대교는 없어서는 안 될 간선도로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광안대교가 통제되는 날이면 어김없이 시내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하곤 한다. 
포항으로 눈을 돌려보자. 우리가 품고 있는 ‘영일만’은 그저 해변에 머물고 있다. 간선도로로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일만 바깥쪽으로 지역 경제가 확대되지 못하고 육지 쪽으로만 움츠리고 있을 뿐이다. 실로 안타깝다. 
필자는 지난 주말 영일대 전망대에서 동해를 바라 봤다. 드넓은 수평선만 보였다. 드넓은 ‘영일만’을 품고 있는 지형적 조건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느낌이 가득했다. 
어느 순간 무미건조한 수평선 사이로 웅장한 다리가 서 있는 모습을 머리 속으로 그려봤다. 웅장한 다리가 지역 발전을 이끌 건축물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영일만(동해안)대교는 분명 큰 볼거리를 제공하는 자원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본연의 역할인 ‘교통 혼잡’ 문제도 해결할 열쇠임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여전히 정부는 관심 밖에 사안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설계비만 190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이에 턱없이 부족한 예산만 배정하고 말았다. 아마 ‘우는 아이 떡 하나 준다’는 식으로 달래주기용으로 배정한 예산이 아닐까란 생각이 가득해 진다.
필자는 영일만대교는 포항지역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다. 그렇기에 포항에서는 이를 국책사업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영일만대교는 넓게 보면 동해안권역을, 멀리 보면 유라시아권역을 잇는 사업의 중추다. 
무엇보다도 산업적 측면에서 영일만대교는 물류비용 절감에 주효하다. 국내에서 철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포항과 철 소비량이 가장 많은 울산을 잇는 역할을 한다. 두 지역을 빠르게 연결하는 만큼 물류비 절감은 당연하다.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가의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영일만대교는 영일만항의 남쪽 통로 역할을 하게 된다. 영일만항-포항철강산업단지-울산공업단지-부산항을 연결하는 중요한 물류축이 된다.
따라서 정부도 더 크게 영일만대교를 바라봐야 한다. 예산에 집중하기 보다는 사업의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일만대교는 지역 현안이기 전에 대한민국 부산에서 북한을 넘어 유럽을 연결하는 아시안하이웨이 6번 노선에 포함된 동해안고속도로의 일부다. 교통체증이 심각한 우회도로로 아시안하이웨이 노선을 제시한다면 대륙간 고속도로에서 차지하는 대한민국의 위상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미 동해고속도로 부산-속초구간 가운데 북쪽 속초~삼척구간, 남쪽 포항~울산~부산구간은 완성됐다. 허리 구간인 삼척~포항구간만 답보상태다. 북한과 러시아를 포괄하는 북방경제를 중시하는 현 정부의 기조가 경북지역만 적용되지 않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셈이다. 동해고속도로가 북방교역의 동맥 구실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영일만대교 건설을 정식으로 추진해야 한다.
가수 최백호 씨가 부른 '영일만 친구'가 문득 떠올른다. 포항시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들어봤을 가요다. 
글을 작성하면서 가사인 ‘수평선까지 달려나가는 돛을 높이 올리자. 거친 바다를 달려라 영일만 친구야’를 ‘수평선에서 솟아나는 다리를 높이 세우자. 거친 바다 위를 달리자. 영일만 친구야’라고 바꿔 목청껏 불러 보고 싶다. 수평선만을 보여주는 영일만에 웅장한 영일만대교가 솟는 그 날까지, 포항시민이 ‘영일만의 친구’가 되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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